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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F


마인츠대학의 박사과정 졸업을 위한 요건은 (화학과의 경우) 2학기 이상 학생으로 등록할 것, 그리고 조교 2 credit 두 가지이다. 조교와 학교 등록을 어찌 앞으로 남은 졸업논문과 디펜스에 비교하겠느냐만은 오늘이 그 마지막 날이니 이젠 PhD candidate 가 되는 것이다.
네덜란드 이사로 이번 학기에 조교를 두개 하게 되었는데 하나는 viscosity class, 다른 하나는 지금 글을 쓰고 있는 organic chemistry 이다.
두 조교가 모두 일반적인 클래스가 아니라 소위 advanced class 였는데 (쉬운 클래스는 자리가 꽉차 들어갈 수 없었음 ㅜ.ㅠ ) 점도 클래스는 중급물리화학실험중 하나로  2-3명으로 이루어진 10개조를 처음에 구두테스트하고, 실험방법 가르쳐 준 후에 레포트 받아 채점하는것. 도합 약 40시간쯤 일한 것 같다. 유기화학은 후드가 30개쯤 있는 학부 유기실험실에서 안전관리 하는 것으로 매주 금요일 3시간씩 역시 약 40시간 일한 것 같다. 말이 안전관리지 앉아있으면 독일애들이 원한대로 실험이 되지 않거나  의심이 날때 이것저것 물어보는데.. 별로 어렵지는 않다. 모르면 의견을 말해줄 뿐이니 틀려도 그만이고.. ㅋㅋ

본론으로 들어가서.. 여기서 중급 이상의 실험을 할 때는, 대학원생(독일에서 대학원생이라고 하면 박사과정 학생) 한명이 학부생 1-2명을 관리하는데, 자기 PL이나 교수와 이야기하여 수강생들에게 시킬 테마를 결정하고 지도한다. (여기서도 대학원생의 의견이 80%쯤 차지) 유기화학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본다면, 나를 위해 중간물질을 합성해주는 머쉰(?)을 갖게 되는 것인데..  이건 정말 매력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운이 좋거나 인맥이  넓어 좋은 학생을 가지게 되었을 때 이야기지만..
학생들은 테마에 대한 설명을 들은 후 개인 후드를 받고, 실험기구나 초자들을 수령해 실험한다. 한 학기동안은 '내 후드, 내 실험기구'가 되는 것이다. 코스를 마치는 날 수령해간 물품의 상태와 수량을 점검받아 벌금(원래 가격에 비하면 터무니없는 1-5유로)을 물거나 꾸중을 듣게 된다. 장갑이나 페이퍼 타올같은 소모품은 직접 구입하여 사용한다. 이런 시스템이니 물자를 절약할 수 밖에 없고 실험하는데 더욱 신중을 기한다.
이쯤에서 한국과 비교하자면 한국 학생들의 경우 먼저 '내것' 이라는 의식이 없으니 귀중한 기기나 자원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한다. 그리고 직접 관리하는 대학원생이 없으니 '시간만 때우면 그만' 이라는 학생들이 무척 많다.
물론 나도 때때로 그렇게 학부생활을 했지만, 책임과 자유를 함께 주는 독일에서는 아무래도 그렇게 될 기회가 적다 하겠다.

물론 독일만의 안좋은 점도 있겠지만, 여기 온지 1년 조금 넘은 나에게는 부럽거나 더 나은점이 많이 보인다. 네덜란드로 가게 되면 독일과는 또 다른 모습을 볼 기대가 된다.
Posted by k3mi5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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